이번 호 KALC Editor’s Pick 에서는 5월 30일부터 6월 3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진행되었던 "ASCO 2025 annual meeting"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하신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서정민 교수님과 인터뷰를 하였습니다.
이전에 여러 학회에서도 다뤄졌던 주제이지만, EGFR 변이 양성 진행성 폐암의 1차 치료전략으로서 TKI 단독요법과 병합요법의 장단점을 다룬 교육 세션이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 거의 매일 마주하는 고민에 대해 Julia Rotow 교수와 Alessio Cortellini 교수가 활발하게 찬반 토론을 펼치는 모습을 보며,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관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모든 사람에게 일괄적으로 권할 수 있는 정답은 없으며, 각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를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치료 강도를 실시간으로 조절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기반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이를 위해 ctDNA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라 기대합니다.
비단 폐암에 국한된 흐름은 아니지만, 이번 학회를 통해 환자 중심적 사고가 점차 확산되고 있음을 분명히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OS 개선을 입증한 치료제라 하더라도 그것이 모든 환자에게 최선의 선택은 아닐 수 있으며, 환자 각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의 모습에 따라 치료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는 인식이 학회 전반에 걸쳐 공유되고 있었습니다. 특히 BiTE와 amivantamab과 같은 복잡한 기전의 신약의 독성에 대한 교육 세션에서는, 우리가 일상 진료에서 자칫 간과하기 쉬운 경제적 독성과 시간적 독성에 대한 구체적인 고려사항들이 다뤄지기도 했습니다. 결국 치료의 목표는 수치상의 OS나 PFS가 아니라, 환자가 소중히 여기는 삶의 질과 경험을 보호하고 향상시키는 것이어야 함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의료진 주도의 일방적 결정이 아닌, 환자와의 진정한 의미의 shared decision이 중요하겠으나, 한국의 제한된 진료 환경과 짧은 외래 시간 속에서 이러한 철학을 어떻게 현실적으로 구현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번 ASCO에서는 특히 소세포폐암 분야에서의 진전이 두드러졌습니다. 실제로 구두발표 세션 말미에 한 청중이 ‘지난 10년간의 진보보다 지난 1시간 동안의 진보가 더 컸다’고 언급했을 정도로, 여러 영향력 있는 연구들이 발표되었습니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2차 치료에서 세포독성항암제 대비 tarlatamab을 평가한 DeLLphi-304 연구로, OS에서 HR 0.60이라는 유의미한 생존 이득을 입증하며 향후 tarlatamab이 가져올 치료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기대를 높였습니다. 1차 치료 이후의 유지요법을 다룬 IMforte 연구에서는 atezolizumab 단독요법과 lurbinectedin 병합요법을 비교했으며, 연구 디자인은 흥미로웠으나 실제 임상 현장 적용에 있어서는 다소 보수적인 해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또한, EGFR TKI 치료 후 획득 내성 기전으로 MET 변이가 동반된 환자군을 대상으로 EGFR TKI와 MET TKI 병합요법을 평가한 SAVANNAH 연구와 SACHI 연구도 긍정적인 변화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질병 진행 시점에서의 재조직검사 및 분자검사 재분석의 중요성, 그리고 맞춤형 약제 선정의 필요성이 다시 한 번 강조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공식 프로그램 외에도 폐암 연구자들 간의 교류를 위한 다양한 네트워킹 기회가 있었습니다. 특히 3일째에 열렸던 IASLC 주최 리셉션을 통해 전 세계 폐암 연구자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서로의 근황을 나누고, 올해 바르셀로나, 그리고 내년 서울에서 열릴 WCLC에서 다시 만나기를 기약했습니다. 비슷한 질문과 한계를 안고 있는 연구자들 간의 활발한 대화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협업 기회를 모색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