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중순, 인천 공항에서 출발하여 프랑크프루트 경유, 밤 늦게 베를린에 도착했다. 베를린의 날씨는 한국보다 조금 쌀쌀하여 처음에 적응이 잘 안 되긴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베를린의 날씨, 음식 및 문화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베를린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중 하나인 브란덴부르크 문은 18세기에 지어진 초기 고전주의 양식의 개선문으로 웅장함이 느껴졌다. 또한, 베를린 대성당은 베를린 돔이라고도 불리는데 역시나 웅장하고 화려했다. 많은 관광객들이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어떻게 찍든 비현실적으로 잘 나왔던 것 같다.
2025 ESMO는 약 3만 7천여명이 참가했고 174개국에서 참가하는 대규모 학회였다. ESMO 명찰만 있으면 대중교통도 프리패스로 이용할 수 있었고 베를린이 우리를 환영하는 듯했다.
학회에서는 다양한 강의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 Young Oncologists를 위한 Forum이 인상 깊었다. Scientists 및 Industry partners와 협업하는 법, international network를 만드는 법 등 세밀하고 유용한 강의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뿐만 아니라, ADC (Antibody Drug Conjugate)에 대한 강의들도 많이 있었다. ADC가 과연 항암치료보다 효과가 좋을지에 대한 현실적인 논의도 있었다. 아직 직접적인 비교를 한 연구는 없지만, 간접적으로 비교해보면 MARIPOSA 2에서 Amivantamab + chemotherapy가 chemotherapy 단독 치료에 비해, median OS (Overall Survival) 17.7개월 vs 14.0개월, HR (Hazard Ratio) 0.73으로 통계학적으로 유의하게 효과가 좋았다. 반면, HARMONi 연구에서 Ivonescimab + chemotherapy가 chemotherapy 단독 치료에 비해, median OS 16.8개월 vs 14.0개월, HR 0.79 였지만, 통계학적으로 의미 있게 나오진 않았다.
아직까지 여러 3상 임상연구에서 non oncogene-addicted NSCLC 환자에서 ADC가 chemotherapy에 비해, OS 개선을 보여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TROPION-Lung 01 study에서는 Datopotamab deruxtecan과 Docetaxel의 효과를 비교, EVOKE-01 study에서는 Sacituzumab govitecan과 Docetaxel의 효과를 비교했으나 OS에서는 의미 있는 개선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론적으로 ADC는 oncogene-addicted NSCLC에서는 효과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non-oncogene addicted NSLCC에서는 standard chemotherapy와 비교할 때, efficacy는 아직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베를린에서는 이전 분단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여러 관광명소들이 있었다.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 (East Side Gallery)라고 해서 베를린 장벽이 붕괴된 직후인 1990년에 전세계 예술가들이 참여해서 만든 야외 갤러리이다. 냉전과 분단의 상징이던 베를린 장벽을 새롭게 재해석한 공간으로 의미가 있었다. 또한, 체크포인트 찰리 (Checkpoint Charlie)도 베를린 여행 시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인데, 과거 동서 베를린을 나누던 국경검문소이다. 분단 국가의 국민으로서 묘한 울림이 있었던 것 같다.
출국 전날, 상수시 궁전 (Sanssouci Palace)을 보기 위해 포츠담으로 향했다. 우리말로 뜻을 풀이해보면, “걱정이 없는 궁전”으로 프리드리히 2세 국왕의 여름 별궁으로 쓰였던 곳이라고 한다. 궁과 정원을 거닐다 보니 마음이 저절로 평온해진다. 이런 곳을 뒤로 하고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하니 정신이 아득해졌다.
약 1년 반의 의정갈등을 마치고 참석한 귀중한 시간이었다. 그동안의 피로감을 덜어내고 환기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세계 각국에서의 임상 경험 및 관점들을 공유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ESMO 학회 참석을 지원해주신 대한폐암학회에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