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KALC Workshop for International Young Member는 지난 11월 5일 건국대학교병원에서 개최되었습니다. 매년 폐암학회에서 진행되는 이 워크숍은 아시아 각국의 젊은 의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의 임상 경험을 공유하고 최신 지견을 배우는 의미 있는 자리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작년에 이어 올해도 큰 기대를 가지고 참석했습니다.
프로그램으로는 최신 TNM 9판 개정 내용, 수술, 항암, 방사선치료를 아우르는 perioperative treatment 업데이트, 초기 연구자들을 위한 실질적 조언, 그리고 의료 AI의 실제 적용까지 폭넓은 주제들이 균형 있게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방사선종양학자로서 perioperative RT 전략과 AI 의료 적용 관련 세션이 특히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실제 임상에서 고민하게 되는 borderline resectable disease, 면역항암제 시대에서의 치료 순서 결정 등 여러 문제를 다시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폐암 치료의 다학제 접근이 어떻게 조화되는지를 보여주는 perioperative 관련 세션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수술, 항암, 방사선치료 각 분야가 환자의 조건에 따라 치료 순서를 재구성해야 하는 상황을 일부 사례도 함께 제시해주시며 설명해주셔서, 치료 의사결정 과정이 한층 더 현실적으로 와닿았습니다. 초기 연구자들을 위한 강의도 올해 매우 알찼습니다. 특히 의료 AI 세션에서는 최근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LLM의 특성과 적용 가능성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주셨습니다. LLM이 현재 어느 수준까지 발전해 있는지, 임상 현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는지, 그리고 딥러닝이 연구 분야에서 어떤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는지를 소개해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딥러닝 기반 segmentation 연구를 하고 있는 제 입장에서도, 앞으로 방사선종양학 분야에서 LLM을 어떤 형태로 접목할 수 있을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오후에 진행된 Case Discussion은 올해 워크숍의 핵심 세션이었습니다. 참가자들은 여러 과가 고르게 섞이도록 그룹이 구성되었고, 각 그룹마다 서로 다른 케이스가 배정되어 증례를 심도 있게 논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러한 구성 덕분에 실제 다학제 회의를 축소한 형태로 경험할 수 있었고, 다양한 국가와 다양한 전문과 배경을 가진 선생님들이 한 팀이 되어 의견을 나누는 과정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흥미로웠던 점은 각 나라의 치료 환경이 달라 같은 상황에서도 치료 전략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몇몇 국가는 항암·면역치료의 접근성이 제한되어 있었고, 또 어떤 국가는 초기부터 IO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의견을 주었습니다. 저희가 논의한 증례에서도 실제로 환자가 경제적 이유로 면역항암제를 병합하지 못하고 paclitaxel–carboplatin 기반 Neoadjuvant chemotherapy를 선택한 점이 소개되었고, 두 사이클 후 반응이 뚜렷하지 않아 definitive CCRT로 전환되었다는 과정은 여러 국가의 참가자들에게 공통적인 관심을 끌었습니다.
그룹 논의가 끝난 후에는 각 그룹이 맡은 증례를 전체 참가자 앞에서 발표하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발표를 통해 다른 그룹이 어떤 케이스를 다루었는지, 또 어떤 치료 전략과 근거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루어졌는지 공유할 수 있었고, 자연스럽게 다시 한번 활발한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흔히 보는 토론 문화와는 분위기가 조금 달랐는데, 해외 선생님들은 각자의 의견을 매우 당당하고 편안하게 표현했고, 질문과 반박도 자유롭게 오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저도 앞으로 국제적인 자리에서 더 자신 있게 제 의견을 이야기하고, 이를 위해 영어 실력을 더 향상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올해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해외 학회 참석이 어려웠던 터라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렇게 국내에서도 다양한 국가의 선생님들과 직접 만나 토의하고, 서로 치료 방침을 공유하며 교류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 것이 특히 감사하게 느껴졌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자연스럽게 여러 국가의 젊은 의사들과 친분을 쌓을 수 있었고, 앞으로도 이런 국제적 교류의 장이 국내 학회에서 더 활발히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체 프로그램을 마무리하며, 올해 워크숍 역시 제게 큰 동기부여가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폐암 치료는 늘 빠르게 변하고 임상적 판단의 난이도가 높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최신 근거를 접하고 타 전문과 및 해외 의사들과 의견을 나누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대한폐암학회에서 마련해 주시는 이러한 자리를 통해 계속해서 성장하고, 임상과 연구 모두에 더욱 책임감 있게 임할 수 있는 의사가 되고자 합니다. 이번 워크숍을 준비해주신 모든 연자 및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참석할 때마다 배움의 폭이 넓어지고 동기부여를 얻을 수 있어, 내년 프로그램도 벌써 기대가 됩니다.
2025년 11월 6일부터 7일, 롯데호텔월드에서 대한폐암학회 국제학술대회 (KALC International Conference, KALC IC)가 개최되었습니다. 저는 전공의 시절부터 KALC IC에서 다루는 유익한 내용들 덕분에 가능할 때마다 참가해 왔습니다.
저는 2024년 2월까지 심장혈관흉부외과 3년차 전공의로 수련을 받고 있었으나, 의정갈등이 시작되며 사직의 흐름을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공교롭게도 당시 일반흉부팀에서 근무하고 있었기에, 사직 직전에 참관한 마지막 수술들은 대부분 폐암 수술들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후에도 폐암과 관련된 주제들은 저에게 전공의 수련과 이어지는 연결고리처럼 느껴졌습니다. 2024년 2월 전공의 집단사직 이후, 전공의들의 거취가 불분명했던 6월에도 경주에서 열린 대한폐암학회 춘계학술대회에 참석하여 여러 연제들을 들으며 위로 아닌 위로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폐암 관련 연구와 수술은 저에게 미처 끝내지 못한 전공의 수련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2025년 상반기가 되어도 의정갈등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저는 군입대를 하게 되었고 현재는 군의관으로 복무 중입니다. 군 복무를 시작하며 미처 끝내지 못한 전공의 수련에 대한 미련은 연구로 이어졌습니다. 그런 이유에서 이번 2025년 대한폐암학회 국제학술대회는 저에게 더욱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사직 이후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꾸준히 시간을 내어 공부하고 정리해 제출한 연구가 포스터로 채택되었고, 포스터 발표 우수상을 수상했기 때문입니다. 어려운 시기에도 이어갔던 제 연구가 국제적인 학술의 장에서 공유되고 인정받으면서 큰 위로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국제 학술 교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싶은 연구자로서의 동기 또한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1933년 4월, Evarts A. Graham이 폐암에 대해 개흉술을 통한 전폐절제술을 성공한 이후부터, 폐암 수술은 지속적으로 축소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왔습니다. 흉강경수술과 엽절제술은 각각 개흉술과 전폐절제술을 사실상 대체하였고, 이제 그 자리도 점차 로봇수술과 구역절제술 및 쐐기절제술에게 서서히 내어주고 있습니다. 첫째날 Session 중 The evolving landscape of lung cancer surgery 는 매우 유익했습니다. 구역절제술과 쐐기 절제술을 비교하면서도 구역절제술에 대해서 분명히 해야되는 점들에 대해서 배울 수 있었고, 로봇 수술과 그 이후의 발전하는 수술방법은 물론, 요즈음 많이 시행되고 있는 면역항암제 투약 이후의 수술 또한 섬유화 및 유착 등으로 막연히 두려워만 할 필요는 없다는 박인규 교수님의 강의 내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둘째날 Session 중 Surgery in the chemoimmunotherapy era: Global perspectives에서는 면역항암제 투약 이후에 절제가능성 (Resectability)의 다양한 정의를 정리해주신 박샘이나 교수님의 강의와 Alessandro Brunelli 교수님의 real-world outcome에 대한 강의가 기억에 남습니다. 나아가 수술 전 면역항암제 투약이 확대되는 흐름 속에서 yp stage를 어떻게 정의하고 해석해야 하는지에 대해 김영태 교수님께서 제시해주신 견해는 기존 병기 체계에 머무르지 않는 학문적 발전의 방향을 보여주었습니다.
암 연구가 흥미로운 이유 중 하나는 단일한 만능 해결책 (silver bullet)이 존재하지 않고, 여러 학문 분야의 협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KALC IC는 늘 흥미로운 학회입니다. 수술방에서 벗어나 폐암 진료의 전체적인 흐름을 다시 조망하고, 그 안에서 흉부외과 의사가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학회에서는 종양내과, 호흡기내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 발표를 통해 타과의 관점을 배우고 학문적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예방과 스크리닝을 중심으로 한 Risk factor management, EBUS, ctDNA, organoid 등 진단과 예후 예측 기술, Osimertinib, Lazertinib, immunotherapy, particle therapy 등 다양한 치료 전략까지, 폐암 진료의 대한 전체적인 흐름을 다시 그릴 수 있는 내용들이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multi-omics와 AI의 활용에 대한 강의 내용들도 인상적이었고,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해 주는 흥미로운 발표들이었습니다.
이번 2025 KALC IC는 폐암 치료 분야의 최신 연구 성과를 확인하고 다학제적 관점을 통합할 수 있었던 뜻깊은 경험이었습니다. 이번 학회에서 얻은 지식과 다양한 전문가들의 시각을 바탕으로, "Innovate, Collaborate, and Progress Against Lung Cancer"라는 이번 학회의 주제처럼, 함께 나누는 지식과 연합된 노력으로 폐암 극복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지도교수님이신 박인규 교수님과 학회를 성공적으로 준비해주신 대한폐암학회 교수님들과 관계자분들, 그리고 열정적인 강연을 해주신 모든 연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