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19 이후 해외학회 뿐만 아니라 해외를 나갈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ESMO Congress 2023가 평소 가보고 싶었던 스페인의 마드리드에서 열리게 되어 설레임을 가득 안고 참석하였다. ESMO는 1975년 설립된 유럽 최대 종양 학회이며, 170개국 34,000 이상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년 개최되는 연례 회의에 글로벌 빅파마와 바이오텍이 활발히 참가하는 큰 학회이다. 올해 ESMO Congress 2023는 총 1,623개의 프리젠테이션, 2,185개 포스터로 구성되었으며, 이 중 폐암관련 초록은 약 299개였고, 국내에서도 다수의 연구자 및 기업에서 참여하였다.

이번 학회에서 단연 높은 관심을 받은 폐암과 관련된 주요 임상연구들은 EGFR 양성 폐암의 1차 치료를 위한 MARIPOSA 연구, FLAURA-2의 뇌전이 서브그룹 연구 등 병용 연구들이었다. MARIPOSA연구에서 Lazertinib, Amivantamab 병용군은 mPFS 23.7m, Osimertinib 단독군 16.6m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우월성을 확인하였다. 또한, FLAURA-2연구에서 baseline 뇌전이가 있었던 환자에서 Osimertinib과 Chemotherapy 병용군에서 Osimertinib 단독군 대비 더 높은 수준의 PFS 개선이 확인되었다. 향후 이러한 병용요법들이 임상현장에서 적용되기 위해서는 OS에 대한 추가 결과와, 특히 병용요법이 유효한(예후가 좋지 않고, 이상반응을 견딜 수 있는) 환자군을 선별하여 성공확률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조심스레 전망해본다. 또한, Osimertinib 내성 이슈는 여전히 큰 화두였고, Amivantamab, Lazertinib, Chemotherapy를 병용한 MARIPOSA-2, chemotherapy와 IO의 병용요법인 ATTLAS 연구와, 다양한 ADC (Trop2, HER3, MET)를 적용하는 여러 임상결과가 소개되어 관심을 받았다.
이번 ESMO 2023의 주인공인 ADC라고 할 정도로, ADC 파이프라인들의 임상결과가 다수 발표되었으며, 기립박수를 받은 발표는 요로상피암에서 Padcev, Keytruda 병용 3상 연구 (Keynote-A39)로, 30년만에 새로운 표준요법을 제시한 의미가 있었다. 폐암에서도 TROPION-Lung01 결과가 베일을 벗엇는데, Datopotamab deruxtecan (Dato-Dxd) 단독요법이 화학요법대비 PFS가 유의미하게 개선되었고, 비편평세포암에서 더 많은 효과가 기대되었다. 하지만 PFS가 약 1개월 가량 연장된 점과 OS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현장의 치료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올지는 최종 OS 분석을 기다려봐야겠다. Patritumumab Deruxtecan (HER3 ADC)의 HERTHENA-Lung01 임상 2상, 뇌전이 환자 서브그룹에 대한 결과가 발표되었는데, CNS ORR 20%, 방사선 치료를 받지 않은 군에서 33.3%로 더 높게 확인되었다는 점에서, 뇌전이 환자에 대한 이점이 확인되었다. 이외에도 여전히 unmet needs가 큰 EGFR Exon 20 insertion 폐암의 Papillon 연구와 KRAS 저해제의 병용 2상 KRYSTAL-7가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 동안 주로 WCLC 위주로 주로 해외학회를 참여해왔었고, 특히나 COVID-19 로 인하여 약 3-4년간의 해외학회 참여의 공백기 이후에 본 ESMO는 일단 규모에 압도되었을 뿐만이 아니라, 급격하게 변화하는 임상 연구 결과의 업데이트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바이오 기업들의 초기 임상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었던 매력적인 학회였다. 물론 해외학회를 참석할 때 마다, 언어에 대한 좌절, 방대하면서 빠르게 변화하는 최신 연구 트렌드 앞에서 한계를 느끼는 점은 여전했지만, 새로운 지식 습득과, 평소 관심있는 주제를 지속적으로 구체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구상을 해 볼 수 잇는 의욕을 다시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마드리드는 처음 방문한 도시였는데, 2019년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되었던 WCLC에서, 스페인에 매력에 매료되었던 나로써는 무척 기대가 되었다. 가우디의 은총이 가득한 바르셀로나와 같은 화려하고 예술적인 느낌은 덜하였지만, 잘 정돈된 최대 도시로서 쾌적하고 산뜻한 느낌을 주었다. 특히 세계 3대 미술관중의 하나인 프라도 미술관에서 디에고 벨라스케스, 프란시스코 고야, 엘 그레고 등의 수많은 걸작들은 평소 미술에 무지한 나로서도 깊은 감명을 받기 충분하였다. 또한, 하루 짬을 내어 방문한 근교도시인 톨레도는 유네스코 지정 유산도시로서, 중세시대의 모습을 간직한 구시가지의 고풍스러움과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돌과 흙으로 빚은 건축물들과 유유히 흐르는 강물이 어우러져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독특한 멋스러움을 주는 아름다운 도시였다. 마지막으로, 학회 참석이라는 소중한 기회를 주신 대한폐암학회 관계자 분들께 이 글을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