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입자치료는 양성자보다 무거운 탄소 이온을 가속하여 종양 조직에 조사하는 방식으로, 브래그 피크(Bragg peak) 현상을 활용하여 정상 조직에는 최소한의 영향을 주고 종양 내에서 최대한의 에너지를 방출할 수 있다(그림 1). 이러한 물리적 특성 덕분에 기존의 X-선 치료보다 높은 선량 집중도를 가지며, 종양 주변 정상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림 1. 입자치료에서의 브래그 피크(Bragg peak) 및 spread-out Bragg peak(Physical and Biological Characteristics of Particle Therapy for Oncologists. 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2021.)
중입자치료의 생물학적 특성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높은 선형 에너지 전달(LET, Linear Energy Transfer) 및 상대 생물학적 효과(RBE, Relative Biological Effectiveness)이다. LET 값이 높을수록 방사선이 조직 내에서 전달하는 에너지가 증가하며, 이는 암세포에 치명적인 손상을 유발한다(그림 2). X-선과 같은 저 LET 방사선은 주로 DNA 단일 가닥 절단을 유발하는 반면, 중입자선과 같은 고 LET 방사선은 DNA 이중 가닥 절단을 유도하여 암세포의 복구 능력을 현저히 저하시킨다. 따라서 방사선 저항성이 높은 저산소 종양(hypoxic tumor)에서도 강력한 세포 살상 효과를 보인다.
그림 2. 중입자, 양성자, 광자치료의 LET (Physical and Biological Characteristics of Particle Therapy for Oncologists. 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2021.)
폐암은 전 세계적으로 암 사망률이 가장 높은 질환 중 하나로, 치료법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사망률을 보인다. 현재 폐암의 표준 치료법으로는 수술, 항암화학요법, 면역치료, 표적치료 및 방사선치료가 있으며, 환자의 질병 상태에 따라 적절한 치료법이 선택된다. 중입자치료는 초기 비소세포 폐암에서 활발히 시행되어 왔으며, 최근에는 진행성 폐암에서도 적응증이 확장되고 있다. 반면, 소세포폐암의 경우 X-선 기반 방사선치료에 대한 반응이 우수하여 중입자치료가 일반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
비소세포폐암의 초기 치료는 일반적으로 수술이지만, 고령 환자나 기저질환으로 인해 수술이 어려운 경우 방사선 치료가 중요한 대안이 된다. 기존의 정위체부 방사선치료(SBRT, Stereotactic body radiotherapy)가 주요 치료 방법이지만, 정상 폐 조직과 심혈관계에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반면, 중입자치료는 보다 개선된 선량 분포를 제공하여 주변 정상 장기에 대한 방사선 노출을 줄일 수 있다(그림 3).
그림 3. 동일한 환자에서 중입자치료(CIRT) 및 X-선 기반 방사선치료(SBRT)의 선량 분포
1기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중입자치료 방식은 시대에 따라 점차 변화해 왔으며 치료 횟수는 18회에서 1회까지 줄어들었다. 1994년부터 1998년까지 일본 NIRS에서 1기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1/2상 임상연구(9303 프로토콜)를 수행하였으며, 1997년부터 1999년까지 9701 프로토콜 연구를 진행하였다. 9303 프로토콜에서는 59.4 GyE(회당 3.3 GyE로 18회 치료)의 초기 선량을 사용하였고, 9701 프로토콜에서는 68.4~79.2 GyE로 선량을 증가시켰다 [1]. 이후 치료 횟수를 9회로 줄이고 총 선량을 72 GyE로 진행한 전향적 연구에서는 국소제어율 94.7% 및 5년 전체 생존율 50%의 성적을 보였다. 대부분의 대상 환자는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로 전신수행 상태가 불량하고 기저질환이 있고 폐기능이 좋지 못한 경우들이라 전체 생존율은 높지 않다. 하지만 5년 암 특이적 생존율은 약 90%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2]. 이후 치료 횟수를 4회로 더 줄여서 2상 연구가 진행되었고 여기서 총 선량은 1A기에선 52.8 GyE, 1B기에선 60.0 GyE였다 [3]. 해당연구에서 역시 78.5%의 환자들이 수술을 받을 수 없는 전신상태를 가진 환자들이었다. 국소 제어율은 90% (T1: 98%, T2: 80%) 였고 5년 전체 생존율은 45% 였다. 절반 이상의 사망은 질병과는 무관한 사망이었다. 단일 분할(single-fraction)치료 연구에서는 28 GyE 부터 50 GyE까지 선량을 증가시켜 안전성을 확인하였고 48-50 GyE 시행 받은 경우 5년 국소 제어율 95.0%, 전체 생존율 69.2%을 보고하였다 [4]. 이는 저선량 그룹(36 GyE 이하)보다 치료 효과가 우수했으며, 3등급 이상의 방사선 유발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 최근 일본 방사선치료 연구 그룹(JCROS)에서는 다기관 후향적 연구를 통해 수술이 불가했던 1기 비소세포폐암 환자들 95명의 치료성적을 보고하였다 [5]. 대부분의 환자에서 60 GyE를 4회에 걸쳐 치료받았고 3년 국소제어율 87.3% 및 전체 생존율 59.3%를 보고 하였다. 위의 연구들은 대부분 폐의 바깥쪽(periphery)에 위치한 종양들에 대한 연구이다. 하지만 초기 비소세포폐암이라도 중심부(central)에 위치한 경우 종격동 구조물들 및 기관지에 대한 손상 가능성으로 치료가 까다롭다. 이런 경우에는 안전성의 이유로 1-4회의 치료로 짧게 마치기는 어렵고 9-12회로 분할 조사하는 것이 원칙이다. 현재 본 기관에서는 주로 바깥쪽에 위치한 초기 비소세포성 폐암부터 치료를 시작하여 4회 분할 치료로 총 선량 60 GyE를 조사하고 있다.
절제가 불가능한 국소진행성 비소세포폐암의 치료 원칙은 동시항암화학방사선치료 이후 PD-L1 발현에 따른 면역항암제 유지요법이 되겠다. 이러한 환자들 중 항암치료를 시행할 수 없는 전신 수행능력을 가진 경우에서 중입자치료 단독의 효과를 본 임상연구가 수행된 바가 있다 [6]. 16회의 분할조사를 통해 총 선량 68-76 GyE를 조사하였다. 대부분 N0 도는 N1이었고 일부에서 single station N2 였다. 2년 국소제어율은 93.1% 였으나 전체 생존율은 51.9%로 보고되었다. T3-4N0 환자군에서는 2년 국소제어율 100%, 전체 생존율 70%로 더 좋은 성적을 보였다. 3등급 이상의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고 2등급의 부작용이 2%에서 보고되었다. 80세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한 후향적 연구에서도 중입자치료 단독으로 치료를 시행했을 때 2년 국소 제어율 83.5% 및 전체 생존율 68.0%를 보고하였다 [7]. 2등급 이상의 독성은 10%에서 보고되었다. 현재는 항암치료와 중입자치료 병행요법에 대한 전향적 임상연구들이 일본 및 중국에서 진행중에 있다.
중입자치료는 그림 3에서 보이는 선량분포의 장점을 토대로 기존 SBRT에 비해 방사선 폐렴(Radiation pneumonitis)과 같은 부작용 발생률이 낮다. 1기 비소세포폐암에서 SBRT 이후 2등급 이상 방사선폐렴 발생 빈도는 연구마다 다르지만 10-30%로 보고된다 [8-13]. 이에 반해 중입자치료이후 방사선폐렴 빈도는 대부분 5% 미만으로 보고하고 있다 [2-5]. 이러한 중입자치료의 이득은 특히 간질성 폐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더 극대화된다. 간질성 폐질환이 동반된 환자에서 SBRT를 시행하였을 때 2등급 이상의 폐렴이 발생할 확률은 20-50%로 보고되고 있다 [5, 14-16]. 하지만 간질성 폐렴이 있는 경우에도 중입자치료를 시행 받은 환자에서는 그 빈도가 3-7%로 보고되고 있다 [17, 18]. 따라서 이러한 기저질환으로 수술도 시행 받기 어렵고 기존 SBRT로도 부작용 발생 확률이 높은 환자에서 중입자치료는 특히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중입자치료는 기존 X-선 기반 방사선 치료보다 우수한 선량 분포를 제공하며, 종양 부위에 높은 방사선 에너지를 집중시키면서도 주변 정상 조직에 대한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물리적 장점을 지닌다. 생물학적으로도 높은 LET와 RBE를 통해 방사선 감수성이 낮은 저산소환경에서도 효과적인 암세포 살상 효과를 보인다. 높은 국소제어율과 낮은 방사선 폐렴 발생률로 인해, 고령 환자 및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들에게 중입자치료는 매우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중입자치료는 몇 가지 한계점도 존재한다. 치료 장비의 구축 비용이 매우 높아 전 세계적으로 제한된 센터에서만 시행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대규모 3상 연구가 진행되기 어렵고 아직은 근거를 쌓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추가적으로 중입자치료로 유도되는 다양한 종양미세환경 변화에 대한 연구 및 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병용요법의 개발도 필요하다. 현재 국내에서는 서울대를 비롯한 몇몇 기관에서 중입자치료 도입을 준비 중이며 미국에서도 최초로 Mayo clinic에서 설치가 진행중으로 전세계적으로 그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 및 국제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협업을 통하여 더 많은 근거가 축적되고 접근성이 향상되어 중입자치료가 폐암 치료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본다.